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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 유전학적으로 완벽해지려는 인간에 대한 반론』 책 읽은 이야기 [서평/독후감]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 유전학적으로 완벽해지려는 인간에 대한 반론
(The)case against perfection : ethics in the age of genetic engineering

마이클 샌델(Sandel, Michael J.) 지음/ 강명신, 김선욱 옮김/ 동녘/ 2010-08-20 출간

네, 요즘 인기 있는 저자의 책입니다요.
책 표지에 대빵만하게 저자의 이름과 사진을 실어 놓았네요.
혹시나 읽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미리 말씀드리면 스포일링 있습니다.

아, 개인적으로 어제 『정의란 무엇인가』의 인기를 알 수 있는 사건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 인턴 선생과 1년차가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다고 하더라구요.
오오....잡무에 시달리면서 레지던트 시험을 준비중인 인턴 선생조차도 읽었다니....
하긴 저도 인턴 1년 동안 10권 정도는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역시 독서는 시간 없을 때 짬짬히 해야 제맛?


이렇게 히트 친 『정의란 무엇인가』가 어떤 영항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주변 친구들과도 이런저런 토론이 좀 있었습니다.
http://club.cyworld.com/52912315110/47363646 제 독후감 및 리플
http://club.cyworld.com/5291231512/47528202 인문학의 본질과 관련하여
http://club.cyworld.com/5291231512/47547400 정의의 본질에 관련하여 (위 글의 리플글)


저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재미있게, 또한 정의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 의미를 두면서 읽었기에 혹시나 그 열풍에 이어 또다른 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이 책을 미리 읽어두고 싶었습니다.
한 저자의 책, 혹은 같은 주제의 다른 관점의 책을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읽는 것은 의미있고 즐거운 독서를 위한 좋은 방법이지요.
예상대로 9월 25일 오늘 기준으로 yes24에서 이번주 인문 17위에 올라 있군요.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야기의 전개 과정 자체에 더욱 의미를 두고 진행되는 책인 반면,
『생명의 윤리를 말한다』는 하고 싶은 이야기 자체에 바로 착착 접근합니다.

저자는 '삶이란 선물로 주어진 것'이라고 하면서,
이러한 전제가 인간의 삶을 인간답게 하고, 재능 있는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 사람들을 연대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유전적인 재능이...주어진 선물이라면 달라지는 게 무엇인가?
시장경제에서 거둬들인 모든 것에 우리 각자가 전권이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잘못이고 자만이라는 얘기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잘못도 아닌데 남들만한 재능이 없는 사람들과 이익을 공유할 책임이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서처럼 자유지상주의자들의 논리에 반박하는 것이지요.  
능력이 있어서 유전적 조작을 할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 무엇이 나쁘냐는 반론에 저자는 이렇게 답합니다.
"....세상에 맞추기 위해 본성을 바꾸는 것은 자율권을 포기한 극단적 형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세계를 비판적으로 볼 수 없다. 사회, 정치적 개선을 위한 충동을 죽인다.
우리의 유전적인 능력을 가지고 '인간성이 왜곡된 부분'을 곧게 펴는 게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의 재능과 제한에 좀더 친절한 사회정치적인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한다."


오오...이 부분을 읽으면서 왜 생명과학에 대한 논의는 생명과학 자체를 넘어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해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대 다닐 때 친구들끼리만 머리를 모아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면이거든요.

또한, 이슈가 되는 각 항목에 대한 저자의 주장을 결론적으로 말하면
유전적 조작으로 만드는 강화(enhancement) 반대, 인간 복제 반대, 배아복제 및 연구 찬성입니다.
제한된 이 자리에서 각각의 논거를 다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라서 일단 생략합니다.
개인적인 생각과 거의 일치하는 바라서 반갑기는 했습니다.
물론, 배아복제 및 연구와 관련하여 조심해야할 것들이 많을 것입니다만 말입니다.

황우석 사건 덕분에 생명과학이 한 때 한국사회에서 화두였죠.
하지만 그 때에는 기술 분야에서의 국가의 비교우위, 과학자의 학문윤리로서 더 많이 논의가 되었고,
생명과학기술의 발달 자체 및 그 효과에 대한 논의는 미흡했습니다.
아직 보편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 아니기에 논의가 부족한 것도 있겠고,
보편적이 되기 전에 미리 많이 논의를 해 두어야 하겠습니다.

분량도 많지 않고, 샌델 특유의 다양한 예시가 많이 나와서 재미있게 잘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예시는 대부분 실화인 만큼 언어유희라는 생각이 그리 들지는 않습니다.

아, 그리고 책 앞에 붙어 있는 김선욱 교수의 해설이 샌델의 학문적 위치를 확인하는 데에 도움을 많이 줍니다.

아이들을 공부하라고 들들 볶는 부모들에게 가한 일침을 인용하면서 글을 줄입니다.

"이 시대의 과잉 양육은 정복과 지배를 향한 지나친 불안을 나타내며,
이는 선물로서 삶의 의미를 놓치는 일이다.
이것은 당혹스럽게도 우리를 우생학 가까이로 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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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woarang 2010/10/08 08:18 # 삭제

    저도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막연히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상대를 힐난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바로 상식이라는 용어인데 사실 우리나라가 그렇게 상식이 일원화되어 있지 않고 또한 일원화 시킬 수 없다라는 것 또한 알고 있거든요. 이 일원화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유와 그 내용에 대해서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잘 알려주어서 좋았습니다. 이번 책도 기대가 많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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